기 정 순 님께

58년만에 잃어버렸던 아버님의 유해를 찾게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친께서는 6.25전쟁 초기였던 50년 7월24일경 남하중인 북한군 6사단 15연대와 교전중 장렬히 전사하셨습니다.

그렇듯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전사했건만 우리는 그분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채 반세기를 지내 왔습니다

혈육의 유해라도 찾겠다는 유가족들의 애절한 소망을 뒤로 한 채 국가적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해온것 입니다

당해하게도 지난 2000년, 비록 뒤늦긴 했지만 호국의 얼을 거두는

전사자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가지 2,000여분의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 땅 어딘가엔 13만여명이 외롭게 잠들어 있습니다.

이 분들을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일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책무라 여기고

마지막 한 분의 전사자를 모시는 그 날까지 국가적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금번 귀하의 아버님 유해발굴과 신원확인 사례는

아직 13만중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유해가 42구에 불과한 현실에 비추어 볼때 커다란

행운이자 축복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아울러 DNA검사 기술발달과 유해발굴의 활성화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혈육의 유해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 머지 않은 장래에 가시적인 성과가

반드시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국가를 대신하여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저희부대에 감사와 격려의 글을 보내주신 귀하께 감사드리며 57년만에 해우하신 아버님을 후손들과

함께 자주뵈면서 그 분의 고귀하신 희생을 늘 기억하고 기리는 복된 가정이 되시길 빕니다.


2008 6월 18 일 아침

국방 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육군 대령 박 신 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