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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발굴단에 질문 및 건의 드립니다.

  • 작성자김영곤
  • 조회수4269
  • 등록일2012.03.21
안녕하십니까, 지금 쯤이면 2012년도 발굴이 시작되었겠군요. 노고가 많으십니다.

검토해 주시길 건의 드릴 것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이트를 살펴보니 지금까지 유해발굴단에서 발굴한 유해가 7천여구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감식과에서는 발굴되는 유해마다 DNA 시료채취를 하고 두개골이 온전한 경우에 한해서는 두상지수까지 측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상지수의 경우 유가족을 찾는 것과는 딱히 관련이 없으나 협력관계에 있는 충북대가 체질 인류학 쪽이어서 데이터 축적을 위해 그런 것 같고, DNA검사는 발굴단에서 DNA비교를 할 때 부계 유가족의 피를 이용하는 것을 봐선 Y-STR 마커를 뽑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해발굴단에서는 부계를 추적하는 Y-STR 혹은 Y-SNP를 유가족을 찾는 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만(물론 뜻 깊은 일이며 무엇보다 우선되는 가치입니다), 세계적으로 부계 유전자라는 것은, 인류의 기원 및 각 부계 그룹간의 이동, 그로 인한 역사의 형성을 밝히는데 더없이 중요한 근거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필두로 세계 각 정부산하 및 민간 학술기관에서는 앞다퉈 각국의 조상 부계그룹을 밝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유전자지도를 만들고 있고 해마다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이 유전자 인류학계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유전자 인류학은, 일본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10년은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논문 발표도 중일 양국에 비해 그 수를 세기 민망한 수준이고, 이는 전적으로 연구 인력의 부족보다도 국내 부계유전자의 극심한 샘플 부족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한국에 나타나는 주류 부계 유전자 하플로그룹인 O3, O2b, C3등이 중국과 일본의 주도로 한국의 고유 유전자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 유입 루트마저 왜곡 되고 있습니다. 이 왜곡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O3는 중국인의 고유 유전자며 한국에 높은 비율로 나타나 O3는 중국의 식민지배의 흔적이다"(실상 O3는 분기된지 25000년은 되는 부계 유전자로서, 중국이 형성되기도 전부터 아시아 전역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있었습니다), "O2b는 신석기 시대 양쯔강 유역에서 해로를 통해 벼농사 기술을 갖고 일본으로 직접 진출하였고, 한국에 나타나는 O2b는 일본의 반도 진출의 흔적이다."(이도 부정되는 수많은 정황증거를 무시한 의도적인 왜곡입니다) 하는 식입니다.

유해발굴단에서 보관중인 남성 7천여명(국내 연구에서는 전무후무한 규모)에 해당하는 Y-STR 마커 자료들은 한국 유전자인류학의 발전에 있어서, 또한 앞으로의 동아시아 국경분쟁 및 과거 역사의 귀속문제에 있어서 더없이 중요한 보배와 같습니다. 또한 유해 각구 부계유전자와 함께 측정된 두상 지수 역시 다시 얻기 힘든 자료로,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만약 유해발굴단이 7천개의 부계유전자 데이터를 순수한 목적으로 국내 학계에 공평하게 공개 해 주신다면, 한국 유전자인류학의 발전을 10년은 앞당길 수 있음은 물론, 그에 대한 유해발굴단의 업적 역시 세계 인류학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7천여구의 부계 유전자 데이터 공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발전하는 유해발굴감식단이 되길 기원하며.


김영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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